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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일보

박재성 칼럼(40)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4/08/24 [08:24]

박재성 칼럼(40)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4/08/24 [08:24]

세종대왕이 창제한 문자 훈민정음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새롭게 만든 문자의 이름에 글자라는 뜻의 (글자 자)’가 들어가지 않고 바른 소리라는 정음(正音)’이라고 하였을까?

 

소리라는 뜻을 가진 대표적인 한자는 (소리 성)’(소리 음)’이 있으므로 훈민정성(訓民正聲)’이라고 해도 될 것인데, 자를 써서 訓民正音이라고 하였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이나 이라는 한자를 자원 풀이로 시작하는 것이 해답을 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후한 때의 허신은 그의 명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聲生於心有節於外謂之音(성생어심유절어외위지음)’”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 ‘소리가 마음에 있는 것을 매듭지어 밖으로 고()하는 것이 이라고 한다.’라고 풀이하였다.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 해석 사전인 이아(爾雅)’()物體振動時所産生的能引起聽覺的波(물체진동시소산생적능인기청각적파)’”라고 설명해 놓았다. , ‘물체의 진동 때문에 생긴 음파가 귀청을 울리어 귀에 들리는 것이 이라고 한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로 말을 통해서 나오는 소리라고 정의하는데, 이 한자를 파자(破字 : 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눠 맞추는 학습법)하면 []안의 혓바닥[] 위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글자나 악보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를 뜻하는 한자이다.

 

그리고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라고 정의하는데, 파자하면 악기[]를 두들겨[] 나는 소리처럼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를 뜻하는 한자이다.

 

도덕경에서는 '(조음기관의 인위적 개입을 거친) 음성에 가까운 개념을 지칭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듯이 대체로 '글자나 악보로 옮겨 적을 수 있는 소리'이라고 한다.

 

실제로 훈민정음해례본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자해(制字解), 초성해(初聲解), 중성해(中聲解), 종성해(終聲解), 합자해(合字解), 용자례(用字例)에서 보이는 것처럼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의 제목은 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세종이 직접 쓴 서문에서는 국지어음(國之語音)’이라고 하여 나라의 말소리라고 시작하였으나, 28자 자모음의 음가와 운용법을 설명하는 예의편에서는 牙舌脣齒喉(아설순치후)’의 자음(子音)자로 표기했지만, 한자의 전래 자음(字音)처음 피어나는 소리[初發聲(초발성)]’라는 의미로 모두 자로 표현하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세종대왕은 새로 만든 문자의 이름을 백성들 마음에 있는 것을 매듭지어 바르게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해 만든 글자라는 의미를 담아 訓民正音이라고 이름하였을 것이다.

 

고대 중국의 예()에 관한 기록과 해설을 정리한 유교 경전으로 조선 시대 군왕의 필독서였던 예기(禮記)’의 내용을 세종의 마음으로 음미해 본다.

 

무릇 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은 인륜의 이치와 통하는 것이라. 이런 까닭으로 을 알고 을 알지 못하는 것은 禽獸(금수)이고, 을 알고 을 알지 못하는 자는 무리라. 오직 군자만이 능히 을 앎이 되니라. 그러므로 을 살펴 을 알고, 을 살펴 을 알고, 을 살펴 정사를 아니, 다스리는 도가 갖춰지느라. 이런 까닭으로 을 알지 못하는 자는 더불어 을 알지 못하고, 을 알지 못하는 자는 더불어 을 알지 못할 것이나 을 안다면 ()에 거의 가까우니라. 예악을 다 얻은 이를 ()이 있다라고 이르니, 은 얻음이니라.”

 

▲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박 재 성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박 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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