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주택 공사 손 놓은 서울주택도시공사, 3년 새 1조3천억 깎았다택지·주택 공급 씀씀이 46% 하락
3년 새 주택 공급 실적 1만 호(43%) ↓ 한강개발사업 몰두…조례 본 취지 ‘무색’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한강개발사업을 벌이는 가운데 정작 택지·주택 공급을 뒷전으로 미뤄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용인시갑) 의원실이 SH공사의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3년 새 SH공사의 택지·주택 관련 결산액이 1조 3천억 원(46%) 줄었다.
SH공사의 예·결산 가운데 택지·주택과 관련된 계정은 ▲용지 및 주택 매출 원가 ▲건물 취득비 ▲토지 취득비 ▲임대주택 건설비다.
4가지 계정은 결산 기준 2020년 2조 8612억 원에서 2021년 3조 1850억 원으로 오르다, 김헌동 사장이 본격적으로 근무를 하기 시작한 2022년부터 2조 1096억 원으로 꺾이더니 2023년 1조 5409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용지 및 주택 매출 원가’ 계정은 2020년 1조 2258억 원에서 2023년 5643억 원으로 6615억 원 줄어 가장 큰 금액이 감소했다.
일반 시장경제 원리로는 원가를 깎으면 사기업의 이익이 높아지지만, 공공분야에서 원가가 줄었다는 것은 생산품의 질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편익이 낮아진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H공사가 공급하는 주택 실적도 2020년 2만 2753호에서 2023년 1만 2955호로 1만 호가량(43%) 줄었다.
택지·주택 공급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는 주택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지역 생활 인구는 2020년 136만 명에서 2023년 143만 명으로 늘어났지만, 주민등록인구는 967만 명에서 943만 명으로 줄어 주택 공급이 절실함을 방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해결해야 할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여력을 온통 교통·문화·관광에다 쏟아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2022년부터 수상관광호텔·대관람차(서울링)·수상복합마리나(한강아트피어)·한강버스(리버버스) 등 8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검토해 왔다.
서울시의회도 시정에 발맞춰 ‘거수기 지방의회’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시의회는 지난해 10월 11일 SH공사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SH공사 사업 범위에 한강 수상·수변 개발 사업을 추가해 샛길로 빠질 수 있도록 했다.
이상식 의원은 “SH공사 조례 가장 첫 조문에서부터 ‘택지 개발·공급 그리고 주택 건설·개량·공급·관리를 통해 시민의 주거생활 안정·복지향상을 위한다’고 명문화돼 있는데, 대관절 한강개발사업이 SH공사의 설립 목적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지적하며 “온 직원이 택지·주택 공급에 매달려도 시원찮은 판에 문어발 사업은 당치도 않다. 시민의 고충을 귀담아듣고 본연의 직무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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