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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일보

김동연 지사, 축사서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 지시 비화 공개

“대통령께서 남북 경제협력 회담 수석대표 역할 해야 하니 준비해달라는 말씀 주셨다. 대통령 말씀에 가슴 설렜으나 기회가 오지 않아”

한반도 평화 위한 ‘멈출 수 없는 꿈’ 언급

“다시 꿈을 꾼다. ‘비핵화 넘어 남북 경제협력 회담 준비하라셨던 그 꿈.”

“역대 정부가 한반도 평화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춰” 개탄도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4/09/19 [20:43]

김동연 지사, 축사서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 지시 비화 공개

“대통령께서 남북 경제협력 회담 수석대표 역할 해야 하니 준비해달라는 말씀 주셨다. 대통령 말씀에 가슴 설렜으나 기회가 오지 않아”

한반도 평화 위한 ‘멈출 수 없는 꿈’ 언급

“다시 꿈을 꾼다. ‘비핵화 넘어 남북 경제협력 회담 준비하라셨던 그 꿈.”

“역대 정부가 한반도 평화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춰” 개탄도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4/09/19 [20:43]

▲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 201891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른바 ‘9.19 평양공동선언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제거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며, 남북 교류 협력을 증대하고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남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전시키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9.19 평양공동선언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한반도평화공동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을 맡았다. 추진위에는 포럼 사의재(상임대표 박능후 전 복지부장관), 노무현재단(이사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및 지자체(광역은 경기, 전남, 광주)가 참여했다.

김동연 지사는 기념식 축사에서 “6년 전 오늘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평양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하실 적에 저는 평양을 가질 못했다고 운을 뗐다.

 

그날 대통령님께서 공동 선언하시는 그 시간에 저는 군산이 가 있었다고 했다.

 

김 지사는 당시 군산은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고, 한국GM 철수에 따른 공장폐쇄가 결정돼서 상당히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였다. 군산에 가서 GM 협력사를 방문하고,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협력사들과 노동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군산 포함 몇 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선언하시던 그 시기에 저는 군산에 있었다고 부연한 뒤 비화(祕話) 하나를 공개했다.

 

그 직후(9.19이후) 대통령님께 조선산업 발전 방향과 일자리 대책 보고를 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대통령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여러 사람 있었을 때 하신 말씀이 아니고 둘이 잠깐 서서 나지막이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 회담이 진행될 텐데 부총리께서 수석대표 역할을 해야 할 가능성 크니까 준비를 해주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문재인 대통령이) 제게 주셨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대통령 말씀에)가슴이 설렜고, 나름 경제를 총괄하며 준비했었으나 기회(남북 경제협력 회담)가 오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 때의 6·15남북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 때의 10.4 남북공동선언, 문재인 대통령 때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열거한 뒤 역대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췄다. 멈춘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부정되고 있고,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민생경제는 파탄인, 개탄스러운 현실을 맞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지사는 2주 전 저희가 DMZ 평화 콘서트를 임진각에서 열었다. 6년 전 4월 평양에서 남북 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공연하면서 제목을 봄이 온다로 했고, 가을에 서울을 방문해서 가을이 왔다는 제목으로 공연하기로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저는 2주 전 임진각에서 15000명의 국민이 모인 데서 DMZ 평화 콘서트를 하면서 가을이 왔다 공연의 사전공연이라고 선포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남북 평화 콘서트가 다시 열린다면 제목을)‘가을이 왔다로 해야 할지 봄이 다시 온다로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경기도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9.19평화선언 6주년 맞아 단단하게해본다고 했다.

 

김 지사는 축사 말미에 멈출 수 없는 꿈을 힘주어 말했다. “다시 한번 꿈을 꿔본다. 멈출 수 없는 꿈. 비핵화와 군사 충돌 방지를 넘어서 남북 경제협력 회담까지 준비하라고 하셨던 그 꿈이라고 했다.

 

기념식에선 김동연 지사 외에 김희중 대주교,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영상축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도 축사를 했다.

 

축사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한반도 상황이 무척 엄중하고 위태롭다. 9.19 군사합의가 폐기되었고. 남북 간에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 방송 같은 비군사적 형태의 충돌이 시작됐다. 한 걸음만 삐끗하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뒤 남북 당국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으로서도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뒤 우리가 과거처럼 무시당하고, 소외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은 달라진 협상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 높다면서 지난 정부 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우리 입장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선 한미 간 더 긴밀한 협상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 비핵화의 해법과 평화 프로세스도 새롭게 설계해야 할지 모른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섬에 따라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도 전면적 재검토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 문 전 대통령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하나같이)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이나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문 전 대통령은 지적했다.

 

결국 우리가 오늘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과 시민들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계승일 것이라면서 문 전 대통령은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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